동북아 경제 통합과 한중일 FTA 전망 레포트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동북아 국기들은 현재 급속한 경제 성장을 지속하여 세계 경제 에서 지위를 확고히 하는 등 세계 성장의 중심이라고 불릴 정도가 되었다. 그 과정에 서 동북아의 지역 경제는 역내 무역 의존도의 상승, 직접 투자의 확대,기술 이전의 진전 등 역내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정보,기술 등 다방면에서 상호 의존 관계를 긴밀화했다. 이 지역의 경제가 한층 진일보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한 · 중 · 일 간 무역 • 투자의 자유화를 더욱 진전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FTA 체결을 위 한 국가 간의 합의 도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동북아에서는 냉전 체제의 장기간 존속, 경제 발전상의 격차 등 정치 · 경제적인 장 애 요인으로 경제 통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특히 지역무역협정의 체결이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이후에야 비로소 역내 FTA 추 진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계를 중심으로 동북아 특정 지역 경제 간 협력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게 전개되어 왔다. 대표적인 협력 논의로는 두만강 유역 공동 개발 프로젝트, 활발해만 지역의 개발을 의미하는 성장 삼각 지대 협력, 환동해 권 협력, 일본 규슈(九州)와 한국의 동남부 지방 간 환동해 협력, 주요 거점 도시 간 협력을 의미하는 선형자유무역지대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GAIT 제 24조 등에 규정된 지역무역협정에 대한 다자 규범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실현 가능 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1997년 동아시아의 금융위기 이후 동북아 경제 협력의 논의는 다자 규범과 부합될 수 있는 FTA의 체결로 발전되었다.
동북아 3국 간 FTA 논의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배경 중의 하나는 중국이 시장 경제 지향적인 경제 정책을 꾸준하게 실시하는 가운데, WTO 가입으로 시장 개방 및 통상 제도 선진화 계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더구나 1998년 이후 한국과 일본 이 양자 간 FTA 추진을 논의해 오고 있으며,ASEAN+3 정상 회의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FTA 구축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중국으로서도 동아시아 내에서 일고 있는 지역주의 움직임에 대처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한 · 중 · 일 3국의 지리적 근접성과 세계 경제에서의 위상을 미루어 볼 때 동북아 3국은 경제 협력 강화로 높은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동북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발전상을 보이는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며,21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3국 간 FTA 추진 시 한국과 일 본의 중국산 농산물 문제,한국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 조정 압력,중국의 지역 간 소득 격차 확대 둥과 같은 부정적인 요인을 예상할 수 있으나,한 · 중 · 일 3국 경제의 긴밀 도,지리적 인접성,상호 보완적인 부존자원 등으로 3국 간 FTA 체결은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국 간 FTA에서 제외되는 국가는 심각한 무역 전환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가능하면 동시 추진 쪽으로 여론 수렴이 쉬울 것으로 보인다.
한 · 중 · 일 FTA의 필요성을 살펴보면 첫째, 한 · 중 · 일 FTA가 체결된다면 3국 간 민간 기업들의 무역과 투자를 증대시켜 결국은 세계 무역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의 서부 대 개발사업 및 광활한 시장은 관련 기업들에게 엄청 난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풍부한 인적 자원 및 기술력은 상호 연계되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다.
둘째, FTA가 체결되면 필연적으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국의 산업 구조를 개편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일본과 한국 기업들은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제품 군의 생산과 공정과정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며, 상대적으로 임금이 저렴하고 생 산 기술이 낮은 중국은 노동집약적 상품에서 경쟁력을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 한 과정에서 역내 투자가 증가하고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한편,경쟁이 촉진됨으로써 경제 통합으로 인한 동태적 효과가 확대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내 상호 보완적인 수직적 산업 구조에서 점차 경쟁적인 수평적 산업 구조로 개편될 것이며,이들 국가들은 비교 우위의 산업에 더 치중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다.
셋째, 동북아 FTA, 특히 한 · 중 FTA는 무역 및 투자에 관한 WTO 다자간 협상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계기를 제공해줄 것이다. WTO 출범 후에도 한국과 중국은 빈번히 미국 및 선진국의 반텀핑 제소 국가에 해당되었음을 상기하면 이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은 배가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 중 · 일 FTA의 결성은 동북아 지역의 정치적 안정과 안보적 유대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즉 FTA를 체결하는 목적 중의 하나는 지역적 인 안정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호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조치가 된다. FTA는 현재의 지 역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분쟁 당사국을 주변의 다른 국가들을 통해 포괄적인 협력의 조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역내 국가들 간에 존재하는 긴장을 관리하여 문제의 발생 가능성을 축소시켜 나가도록 해준다.
한 · 중 · 일 FTA는 3국에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3국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조선, 석유 화학 등 중화학 제조업에서 세계 10위권 내 생산국으로,이들 3국이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고 3국의 업계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산업 협력을 강화해 나갈 때,이 산업들은 세계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산업의 구조 조정을 앞당기고,공동의 연구 및 개발, 공용 부품조달 확대, 마케팅 네트워크의 공유 둥으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3국 은 경제 발전 단계 및 인적 · 물적 자원의 차이에 따른 보완성이 높기 때문에, 상호 간의 무역장벽 철폐는 역내국간 무역 규모를 확대시킬 것이다. 또한 동북아를 세계 경제 3대 축의 하나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정치적 안정 및 외교적 유대 강 화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3국 간 FTA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시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될 수 있다. 금융 부문의 부실,국영 기업의 개혁 지연,지역 간 경제 격차 등 불안 요인도 있으나,중국 경제는 베이징 올림픽 및 상하이 세계 박람회 개최 등 대규모 국제 행사 유치,최근 본격화된 서부 대 개발사업 추진, WTO 가입으로 인한 최혜국 대위(MFN) 확보,통상 제도의 개선 및 무역 자유화 추진,소득 증가로 인한 내수의 성장 지속,외국인 직접 투자 확대 등 성장 요인을 두루 갖추고 있다. 향후 20 년 동안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 전체의 연평균 성장률인 3.9%의 거의 두 배가 되는 7%대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고,구매력 평가(Purchasing Power Parity, PPP)를 기준으로 할 때 2020년 중국의 GDP 규모는 19조 6000만 달러로 일본(6조 달러),미국(17조 달러)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세계 제1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 금까지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증가 추세를 유지했지만,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1998년 10.7%에서 2002년 9%대로 오히려 하락했다. 따라서 한 · 중 · 일 FTA는 한국 기업들 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 · 중 · 일 FTA의 장애 요인도 적지 않다.
첫째는 한 · 중 • 일의 생산 체제 와 시장 구조이다. 한국과 일본은 보편적으로 한 국가 내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자체 생산하고 공급하는 이른바 일관 생산 체제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사실상 현대의 어떤 국가라 할지라도 자급자족의 일관 생산 체제가 존재하는 국기는 없다. 하지만 국내 수요의 국내 생산 충당 비율을 나타낸 자급률을 계산해 보면 양국 에 대한 이러한 인식이 어느 정도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일본은 1993년에 이미 100% 이상의 자급률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도 1998년에 자급률이 100%를 상회하게 되었다.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아직까지도 여러 분야에 있어 자급률이 낮은 상태이고, 필요한 물자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은 석 유 화학, 철강, 자동차 둥 산업 부문에 있어 대규모 해외 유치를 통해 산업의 자급률을 증가시켜 가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한국이나 일본과 유사한 산업 생산 체제를 갖추 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각 국가가 자국 내에 필요한 모든 생산 설비를 완비하게 된다면 그만큼 상호 간의 국가 간 대외 무역은 감소할 수밖에 없으며, 국내에서 생산하여 소비하지 못한 생산물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과정을 통해 제3국의 시장에서 상호 간의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예측은 세계 수출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중국의 경쟁이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결국 한국과 일본,그리고 중국은 유사한 경제 발전 전략을 가지고 성장 경로를 겪으면서 자급자족형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추고,세계 시장에서도 유사한 수출 상품을 가지고 상호 간에 경쟁을 심화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상호 협력을 통해 지역 경제 통합을 형성해 나가는 데 있어 무역 자유화의 장 애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장애 요인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한 · 중 · 일 3국의 합리적이고 호혜적인 상호 협력을 통하여 상대 국가에 대한 우위를 지켜나 가야만 자국의 미래 지향적 경제 발전이 유지되고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한 · 중 · 일 경제 수준과 체제의 이질성이다· 1957년 EC가 출범할 당시 초기 회원국이었던 서독,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네덜란드의 경제 수준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고, 1989년에 미국과 캐나다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당시에도 두 나라의 경제 수준은 유사한 형태를 나타냈었다. 즉 ED나 NAFTA의 출발은 경제 수준이나 개 방의 정도에 있어 서로 비슷한 국가들 사이에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중국, 일본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한 점보다는 상이한 점 이 많기 때문에 한 · 중 · 일 FTA를 포함한 3국의 경제 통합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 다. 일본과 중국의 GDP 규모 면에서 보더라도 4조 7천 달러와 1조 800억 달러로서 거 의 4배 이상의 차이가 나며, 한국의 GDP와도 각각 10배와 2배를 상회하는 규모이다. 다시 빨R 전체 경제 규모면에서 볼 때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상당히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인당 GDP 변에서 보면 일본이 37000달러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한국 이 14000달러이고, 중국이 1000달러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즉 13억 이상의 인구를 가진 중국은 전체 경제 규모는 크지만 개개인의 생활수준이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것은 중국의 경제 발전이나 생활수준이 한국과 일본에 비해서는 상당히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제 수준의 차이는 한 · 중 · 일의 경제 통합이 단시일 내에 성사되기는 어려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근 중국은 무역 규모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을 넘어 무서운 속도로 경제 발전 의 가속회를 추진하고 있고, 동아시아 최대의 외국인 투자 유치와 ZOO8년 올림픽을 계기로 비약적인 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이미 한국의 경제 규 모를 능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금보다 큰 수치로 중국의 경제 발전이 진전된다면, 한국은 물론 일본도 경제 통합에 압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중· 일 FTA의 향후 과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 할 수 있다. 한·중·일 FTA 추진을 위한 과제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 · 중 · 일 FTA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가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FTA의 목적은 협정을 맺는 국기들 사이의 무역장벽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철폐하여 상품과 서비스의 국경 간 이동 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역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촉진하고, 이에 따른 후생 증대의 혜택을 나누어 가지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FTA의 목적과 는 달리 다양한 목표로 FTA가 추진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초기 단계에서는 상당한 기대와 목표를 가지고 출발하지만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가지 제약 요인에 의해 불완전한 형태의 협정으로 귀착될 수 있다. 한 · 중 · 일 FTA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있음을 예상할 수 있으며, 완벽한 형태의 협정을 바란다는 것 은 무리한 기대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 요인들을 감안하여 목표를 처음부터 낮게 설정할 경우 명목상으로만 FTA일 뿐 별다른 실익이 없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협정에 다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FTA를 논의하고 실제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최소한의 목표 수준을 정해놓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이다.
이제 동북아 지역은 유럽과 북미에 이은 세계 경제 3대 축의 하나로 부상했다. 먼저 한 · 중 · 일 FTA는 유럽이나 미주 지역과 대등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하는 동북아 의 지역 경제 통합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동북아가 유럽이나 미주와 대등한 위치의 영향력을 갖는 지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 · 중 · 일 FTA가 우선 NAFTA와 같은 형태의 시장 통합을 이루는 것을 최소한의 목표로 삼아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즉 ED와 같은 형태의 광범위한 통합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역내에서의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공급과 소비가 보장될 수 있는 형태이어야 할 것이다. 후발주자로서 이미 다른 두 지역무역협정에 비해 뒤쳐져 있는 상황에서, 최소 한 NAFTA 수준의 통합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렇지만 최소한이라는 의미를 통해 NAFTA의 수준을 뛰어넘는 지역 통합의 가능성은 열어 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 · 중 · 일 FTA의 성공을 위해서는 3국이 서로 경제적 이득만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번영과 평화를 함께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서는 우선 3국이 수평적인 분업 구조를 갖춘 상호 보완적인 산업 구조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역내 무역이 균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경제 통합의 혜택이 어느 한쪽에만 치우친다면 상호 신뢰 구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한 · 중 · 일 FTA를 추진함에 있어 경제 통합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데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 · 중 · 일 FTA는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 정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역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동북아 국가들이 서로 교류하며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는 데 있어 한 · 중 · 일 FTA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 · 중 · 일 FTA를 통해 3국 국민들이 공동의 경제적 이익을 누리는 외에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상대방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서로 공통된 문화와 전통을 가지 고 있음을 확인하고, 관심사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북아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