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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구조의 시대적 변화와 결혼과 자족의 변천 레포트

대왕잉어르 2021. 1. 17. 13:00

사회구조의 시대적 변화와 결혼과 자족의 변천

1. 사회구조의 변화: 농경 사회에서 정보사회까지

1)농경사회: 사람이 모여 사는 사회의 형성

인류는 수천 년이 넘도록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왔다 농사를 지어 정착 하는 생활을 하였으며, 짐승을 길들여 가축으로 실생활에 이용하였다. 따지고 보면 농경을 시작한 것은 유구한 세월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의 문명 사적 사건이었다. 학자들은 대개 농경이 시작된 것이 1만 년도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 이전의 시대에는 인류는 수렵채취(hunting and gathering)를 하면서 살아왔다. 짐승을 사냥하고 물고기를 잡으며 식물을 채집하면서 기본적인 생활을 해결해왔다. 이런 생활양식에 비하면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비교적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확보하고 식량을 찾아서 항상 돌아다니지 않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인류는 배고픔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농업생산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이러한 발전에 공헌한 두 가지 요 소가 있는데, 그 첫 번째는 가축을 농경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고, 다른 하나의 요소는 철기문명의 시작이다(다이아몬드, 1998). 야생상태의 동물 중에서 가장 유순하며 일을 잘하고 인간이 갖추지 못한 능력을 갖춘 짐승들을 길들여 가축과 식량으로써 활용하였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에서 1500년 전부터 시작된 철기문명은 또 한번 농경의 발달을 가져오게 되었다. 인류는 철을 이용하여 단단하고 튼튼한 농기구를 만들 수 있게 됨으로써, 땅을 더 쉽게 개간하여 농지를 넓히고 또한 땅을 깊이 파서 곡식의 씨앗에게 영양분을 더 많이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다이아몬드, 1998). 여기에다 소를 농경에 이용한 것은 철로 만든 농기구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철로써 만든 단단한 농기구를 사람보다 힘이 센 소를 이용하여 농지를 개간하고 깊이 파 들어감으로써, 농지도 넓히고 수확률도 올라서 생산성 도 높아지게 되었다. , 철 기구와 소의 이용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여 식량 생산량을 높이는 시너지효과를 낸 것이다. 이 시기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가축의 이용과 철 기구의 등장은 과거에 비하면 획기적인 기술 혁명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인류사회역사의 흐름을 보면 이 시기를 전후하여 고대왕국이나 거대국기(혹은 제국)체제가 등장한 것도 이들 요소와 무관하지 않다. 잉여 농산물이 생기면서 사회에서는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계층이 생기게 되고 이 계층은 지배계층으로써 자리 잡게 된다(한상복 외, 1985). 이와 더 불어 직업도 생겨나고 도시와 상업도 발달하게 된다. 식량이 늘어나서 인구부양능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농경사회의 경제기반은 땅 이었으며 농사를 짓는 기본적인 힘은 가축, 자연의 힘, 그리고 인간의 힘을 사용하여 얻었다. 따라서 농경사회에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자녀를 많이 낳는 것이 장려되고 개인보다는 가족집단 전체가 중요시 되었다. 자녀를 많이 낳고 인구가 늘어나는 현상도 농경생활과 무관하지 않다.

 

엄마가 젖을 먹이는 동안 여성의 호르몬 시스템은 임신을 억제하므로 자연히 자식을 낳는 터울이 길어진다(최재천, 2001) 그러나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독류를 갈아 이유식으로 쓸 수 있게 되자 엄마들은 젖을 일찍 떼게 되고, 그 결과로 임신도 더욱 수월해지고 훨씬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된 것이다(최재천2001).

 

이러한 농경사회의 특징들은 가족의 일과 유대를 중시하는 가족주의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족주의는 일면 자연의 도전을 극복하고 농사를 잘 짓기 위한 집단단위의 협동이 필요했기 때문에 더욱 강조되었는지도 모른다. 결혼과 가족도 이러한 사회구조의 기본적인 특정에 영향을 받아서 그 성격이 형성되었다. 결혼이라는 의미는 개인의 인생에 관한 선택이 아니라 가문과 가문의 결합과 가계 계승이 더 강조되었다(기든스, 1998).

 

 

2) 산업사회: 사회의 모든 부분을 변화시킨 산업화, 그리고 산업혁명

이러한 특정을 가진 농경사회도 이제 그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 계기가 바로 200년 전에 시작된 산업혁명이었다. 인류가 그 동안 축적해 온 과학과 기술에 대한 지식이 산업혁명을 기회로 꽃피게 되었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물질적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 결과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고 생활수준은 높아졌다. 이런 생활을 가능하게 만든 뿌리는 인류가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을 얻었다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상품을 만들어 내려면 대량생산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대량생산은 사람의 손이나 가축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를 이용하여야 한다. 기계를 만들 수 있어도 이 무겁고 철로 만든 기계들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얻어야 생산이 이루어진다. 산업혁명은 이런 소망을 실현시켰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증기기관의 발명이다. 엄청난 양의 화물과 사람을 싣고서 빠른 시간에 수송할 수 있는 기차는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증기기관을 이용한 것이다.

 

최근에 개봉되었던 영화 타이타닉에서도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는데, 타이타닉 호가 전속력으로 달리기 위해서 석탄을 보일러에 더 많이 투입 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렇듯 산업혁명은 대량생산과 제조업의 발달로 특징지어지는 산업화 현상을 몰고 오게 되었다. 이 변화는 그 옛날 가축 과 철제 농기구를 농사에 도입하여 식량 생산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발전에 견줄만한 크나큰 변화였다.

 

이에 발맞추어 산업사회에 존재하는 조직의 원리도 새롭게 정립되게 되었다. 이윤추구와 대량생산이라는 핵심적인 목표에 맞게, 사회 내의 조직도 표준화 집권화 동시화 대형화를 추구하였다(임희섭, 1996; 토플러, 1985). 이 중 특히, 표준화의 원리가 중요한데, 이 원리는 생산체제 나 조직의 운영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짜여져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표준화가 되어 있는 생산 공정만이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게 하며, 상품을 적절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산업화의 긍정적인 측면은 사람들에게 풍요하고 편리한 생활을 가져다 주었 다는 것이다. 이제 소수의 부자가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물질적 풍요와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동시에 산업혁명은 어두운 면도 인류역사에 반영시켰다. 산업화는 각종 무기를 현대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어, 국가 간의 많은 전쟁을 일으켰으며, 강대국 의 제국주의 정책을 가속화시켜서 약소국을 식민지로 만들고 많은 자원을 수탈하였다.

 

산업혁명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던 전통사회의 문화와 생활방식에 큰 변화를 주었다. 산업혁명은 도시에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 모여드는 도시화 현상을 초래하였으며, 이에 따라 결혼과 가족은 그 기본적인 성격이 변하게 된다 산업혁명과 더불어 발전한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도시에서 존재하는 인간관계의 성격 그 자체를 변질시켰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 혈연과 정실에 기초한 인간관계보다는 이익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게 되었다.

 

한편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은 거대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아주 미약한 하나의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외로움과 소외감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 이로 인해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게 되는 현상이 보편적으로 일어나게 되었다. 데이트를 거쳐서 본인이 선택한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는 자유혼이 서서히 등장하게 된 것이다. 데이트와 자유혼이 발전하게 된 것은 외로움과 소외감의 극복 이외에도, 과학기술의 발전도 한 몫을 하였다.

 

20세기에 들면서 등장한 TV, 라디오, 영화 등의 매스미디어들은 주로 남녀 간의 낭만적 사랑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산업화로 인해서 부모들이 가정과 떨어진 일터로 나가게 됨으로써 젊은이들은 부모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점도 자유혼이 발달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Olson & DeFrain, 1994).

 

따라서 사랑과 배우자 선택 과정에서 전통적인 관습과 부모의 영향력은 서서히 줄게 되고 산업화의 영향력만 남게 되었다. 예를 들면, 부모의 간섭은 줄어들고, 자동차를 타고서 영화를 보는 것이 보편적인 데이트의 과정으로서 자리 잡게 되었다.

 

 

3) 정보사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다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시작한 20세기는 그 후반기에 이르러 다시 한 번 변화를 보이게 된다. 주로 빠르게 산업화를 이룬 나라들을 중심으로 산업사회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특성과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 정보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컴퓨터 기술의 개발을 필두로 하여 최근의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대량의 정보를 순식간에 가공, 처리, 변형, 저장, 전달, 그리고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산업사회의 단계를 지나게 되면 컴퓨터와 통신기술을 포함한 정보통신기기의 발달, 인터넷과 케이블 TV 같은 뉴미디어의 등장, 그리고 정보처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달과 같은 사회변화가 일어나게 된다(원우현, 1996). 그러므로 사회를 운영하고 중요한 정책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 인 정보나 지식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회를 정보사회라고 할 수 있겠다(원우현, 1996).

 

결국 정보사회는 컴퓨터와 멀티미디어와 통신기술이 종합적으로 만들어 내는 사회변화의 결과로서 형성되는 것이다(정범모 1997). 이는 멀티미디어 기술의 문자, 동영상, 그래픽, 음성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변화로서 형성된 정보사회는 우리들의 삶의 질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특정을 나타내게 된다(정범모, 1996) 첫째, 좀더 개방된 사회 의 모습을 띠게 된다. 이전에 몰랐던 감추어진 이면을 텔레비전 뉴스와 드라마는 사정없이 그 이면을 공개한다. 정보와 지식은 정치적 압력이 없이 자유롭게 전달된다. 더욱이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된다. 따라서 이제까지 신비에 싸여 있던 권력자나 전문가의 세계에 대한 동경, 신비, 부러움 등이 점차 사라지게 된다.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독재정권이 국민의 저항을 받아서 무너지는 것이 그 한 예이다.

 

정보통신혁명은 언론검열을 무력화시키고 다른 민주화된 사회의 모습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개되고 투명한 정보의 유 통으로 말미암아, 이제까지는 주로 감추어지고 은밀히 이야기되어 왔던 성과 이성(異性)에 대한 신비감도 줄어들게 된다. 공개되고 투명한 정보 전달은 성에 대해서 좀 더 노골적인 의사소통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고 이에 따라 성에 대한 동경, 낭만도 감소되어 질 수 있다.

 

둘째, 정보통신혁명은 인간을 단순정신노동에서 해방시켜 주었다(정범모, 1997). 컴퓨터와 전자정보제어 기술은 숫자계산, 창구사무, 감시 등과 같은 단순정신노동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면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면도 동시에 존재한다. 컴퓨터 중독 등이 그것이다. TV 중독과 컴퓨터 중독은 상상, 창의, 통찰력 등 한 차원 높은 단계의 사고를 둔화시킨다. 이 같은 문화는 논리적 사고 계열적 사고와 심층적이고 추상적인 개념화의 힘을 둔화시킨다 셋째, 시간과 공간의 제 약을 비교적 적게 받는다는 것이다. 가상현실기법은 우리의 경험을 확장해 준다(정범모, 1997).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어디까지나 가상공간을 통한 간접경험일 뿐이며, 구체적인 현실경험을 빈약하게 하고 추상적 사고의 경험을 어렵게 만 들 우려가 있다. 또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고 역사와 전체 사회에 대한 인식도 무디어진다.

 

정보사회는 인간이 이룬 조직에 대해서도 새로운 원리를 요구한다. 산업사회에서 대량생산을 주도해 왔던 표준화와 집중화의 원리 대신에, 비 표준화 분권화, 그리고 소규모화의 원리가 등장하게 되었다(임희섭, 1995) 분권화와 소규모화의 조직 원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하여 현장적응능력이 높은 조직 형태이다(임희섭, 1995) 이 원리가 잘 실현된 전형적인 조직의 모습은 다음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전문성을 지닌 지식 근로자이고 평등하며 소규모의 집단과 집단이 이어지는 네트워크 형 조직이 등장한다(임희섭, 1995).

 

이러한 형태의 조직은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를 존중하는 조직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네트워크형 조직은 과거 산업사회에서 존재했던 상하의 권력과 보상의 차이가 엄격하게 나타나는 피라미드형의 거대조직이 아니라, 소규모의 집단들이 그 나름대로의 특성과 장점을 가지면서 서로 협동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조직이다. 이런 변화가 진행되면 정보사회에 서는 중앙정부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증가시키는 개체화가 촉진된다(임희섭1997).

경제체제에 네트워크형 조직의 영향을 받아서 발전하게 된다. 그 대표 적인 실례가 유연생산방식’(flexible production system)정시생산체제’ (just-in-time system)이다(기든스, 1998). 유연생산방식에서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수백 수천 가지 디자인과 색상을 순식간에 만들어 낼 수 있다. 옷의 경우, 각기 디자인과 색깔 이 다른 수백 가지 종류의 셔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한 자동차공장에서 하나의 모텔이 아니라 시시각각 각기 다른 자동차모텔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산시스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 경기가 불황일 경우 소형자동차를 적게 만들고, 대형자동차는 거의 생산하지 않는 것도 가능 하다.

 

정시생산체제는 생산공장과 직접 물건을 파는 매장, 그리고 물건운반을 담당하는 탁송회사가 서로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가장 적절한 시기에 상품과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네트워크형 조직으로 생산과 분배의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원료공급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납품 받을 수 있어서 원가가 절감되고, 재고를 많이 쌓아두는 데 필요한 창고를 줄임으로써 상품의 가격도 또한 낮출 수 있는 유리한 점이 있다.

 

이러한 새로운 경제체제는 인터넷 통신망과 컴퓨터 그래픽 기술, 로봇 에서 볼 수 있는 인공지능기술 등이 합쳐져서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장점과 핵심은 결국 빠르게 변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의 상황 에 신속하게 대응하여 기업의 생존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 이다.

 

앞에서 논의한 정보사회의 특정과 관련하여 결혼과 가족의 모습도 또 한 변할 것이다. 첫번째 가장 중요한 변화는, 21세기 정보사회에서 결혼과 가족은 더욱 다양성을 띠게 될 전망이다. 어떠한 만남을 통해서 결혼 이 이루어지고 가족이 형성되는지에 대한 뚜렷한 주류적인 경향이 존재하기 보다는,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정보사회를 이룬 정보통신혁명은 시간과 공간의 단절을 완화해 줄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 내었다.

 

가상공간과 인터넷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직접 만나서 얼굴을 보지 않고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게 되었다. 가족 구성원 간에도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PC카메라로 연결되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남녀간 의 만남에 있어서도 정보사회에서는 가상공간을 통해서 얼마든지 이루어 질 수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과 사귈 수 있게 된다. 이제 PC통신을 통한 남녀간의 만남은 어느덧 한 단계 뒤쳐진 고전적인 만남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보통신기술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게 되면, 결혼의 의미도 변하게 되는데 서로간의 관계에 대한 헌신이나 노력보다는 편의성과 다른 이성과의 관계로 쉽게 대치되는 피상성과 대치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조정문, 1997)

 

한편, 이런 관계 맺음은 가부장제와 전통의 영향력을 줄여서 개인이 가족을 위한 헌신이나 희생을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가족구성 원들을 결집시키는 응집력이 떨어져서 느슨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사회적 고립이나 지역사회와 연대가 부족하게 되는 문 제를 발생시키고, 생활방식이 개인의 자질과 능력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 에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할 경우 정신건강과 인간관계적응에 문제점을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정보사회 내의 결혼과 가족에 대해서 다음 절에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2.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결혼과 자족의 변천

 

1) 20세기의 일반적인 사회변화

정보사회는 과거의 산업사회에서 보이던 결혼과 가족의 특징에서 벗어나서 여러 가지 다양한 특징을 보여준다. 이 같은 특징의 근저에는 국가와 집단(특히, 혈연집단)의 힘이 우선시되던 과거의 사회와는 달리, 점점 더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바뀌어 가는 역사의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 과거의 절대왕정이나 봉건제도 하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이나 자아실현보다는 그 사회가 가지는 운명이나 가족을 위한 희생과 봉양이 더욱 중요성을 띠었다. 일반 국민들은 무거운 세금, 국가의 공 역, 그리고 전쟁을 위한 징병 등으로 항상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운명과 부담을 가지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20세기에 들면서 점점 민주주의 사상이 발전하고, 개인의 인권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새로운 인식도 발전하였다. 타고난 신분의 굴레 에서 벗어나서,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능력을 발휘하고 부모 때의 신분보다 상승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20세기 들어서 눈부시게 발전한 과 학 기술은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였다.

 

이에 힘입어 서구에서는 노동자계급의 자제들의 상당수가 중산층으로 진입하였다(기든스, 1998). , 신분제가 없어진 이후 신분상승이 노동자 계급의 자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민들의 높은 교육열은 농민과 노동자계층의 자제(특히,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아서 도시에 정착한)들로 하여금 고등교육을 받게 하였다. 이 결과로 대학교육을 마친 그들은 화이트 칼라직업과 엔지니어 등의 직업을 가지면서, 중산층으로 편입되었다.

 

한편20세기 중반 이후에는 국가의 역할이 보다 많아지고 전문화되었으며, 국민의 요구가 반영되는 정부형태로 변하였다. 물론 식민지 지배의 역사나 국가간의 전쟁이 끊이지 않은 것도 20세기의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투쟁으로 노동자, 농민, 여성, 그리고 소수 민족의 인권과 권리가 향상되었으며, 적어도 19세기 이전보다 퇴보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회적 불평등의 측면에서 보면1929년 미국에서 일어난 대공황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모순을 잘 드러낸 역사적 사건이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수많은 공산품과 상품이 팔리지 않아서 실업자가 속출하여 실업자가 전체 노동자의 30%에 달하기까지 하였다. 이 대공황의 중요 성은 이전까지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이후 현재의 선진국이 된 미국과 유럽 각국은 시장에서 무제한적인 경쟁을 허용하는 정책에서 벗어나서, 정부가 시장에 적절히 개입하고 사회 복지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실업과 가난의 원인을 개인의 결함과 게으름으로 돌리지 않고, 사회구조적인 원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 개인의 결함이나 잘못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영향력(경제 대공황)에 의해서 직장을 잃고 빈곤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러한 관점 은 사회학적으로는 사회구조에서 오는 중요한 영향력을 발견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공황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나서, 산업화에 앞선 나라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독점이 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하며, 사회 적 취약계층에 대해서 국가가 그들의 생계를 도와주는 국가의 역할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실업과 가난을 국가의 복지정책차원에서 다루기 시작하였다.

 

2) 사회변화로 인해서 겪게 되는 결혼과 가족의 성격변화

경제공항이라든가 불평등의 문제는 사회가 급속도로 산업화되면서 생기는 부정적인 현상들이다. 이러한 산업화에 따르는 사회구조의 변화는 결혼과 가족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사회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첫 번째로 결혼의 과정에도 그 영향을 미쳤다. 배우자의 선택에 있어서 본인의 의사가 존중되고 낭만적인 사랑이 강조되었다. , 부모의 의사대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과 상대방 파트너가 자유로운 데이트를 거친 다음 사랑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배우자로서 선택되는 것이다. 사회학자 기든스.(1998)는 이러한 변화를 애정관계적 개인주의라고 개념화 하였다. 이러한 낭만적 사랑이 강조되는 애정관계적 개인주의는 20세기에 들어서 발달한 매스미디어(영화 등)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도 사실 이다. 남녀 간의 사랑은 오랫동안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주제였기 때문이다.

 

애정관계적 개인주의와 관련된 또 다른 측면은 배우자에 대한 지나친 기대수준의 상승이다(기든스, 1998). 산업사회에서 여성은 비로소 고등교육을 받기 시작하여 결혼시기가 늦추어지고 직장과 사회적 활동을 원하였다 여기에다 매스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이상적인 배우자상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어 결혼할 상대방에 대한 기대수준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준을 초월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요인이 결혼 후 배우자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져 이혼이 증가하는 한 요인이 되었다. 서로의 애정에 기반하여 결혼하였으므로 배우자의 본인에 대한 헌신이 떨어지고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애정이 식으면 당연히 애정을 철회하고 헤어지는 순서를 밟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중요한 변화는 자본주의의 발달에서 유래한다. 산업화 과정은 곧 자본주의 발달과정과 같이한다. 산업화 초기, 가정과 직장이 잘 구분 되지 않던 가내 수공업형태에서, 자본주의 발달로 인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제 생산형태가 점점 정착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남녀별로 노동분 업이 일어나게 되는데, 남자는 일터, 여자는 가정이라는 성별 노동 분업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조주현, 1993) 이러한 사회구조의 변화는 여성이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기가 어려운 사회일수록, 여성에게 결혼이란 인생의 성공과 동등하게 여겨지고 매우 중요해지기 마련이다(조주현, 1993).

 

구체적으로 여성의 성공은 현재의 신분을 뛰어넘는 상류계급과의 결혼 이라는 것으로서 여겨지기도 하였다 이런 사회일수록 배우자 선택에 있어 서, 남성의 경제력과 권력이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러므로 산업사회에서는 여성들은 결혼과 연관되는 낭만적인 사랑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

 

세 번째의 중요한 변화는 핵가족구조의 등장과 가족구성원의 감소이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서 도시화 현상이 일어나고 농촌에서 도시로 직장을 가지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농촌출신의 젊은이들이 도시에서 새롭게 만나서 결혼하거나, 혹은 낭만적 사랑을 강조하는 자유혼을 통해서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가족이 전형적인 핵가족이다. 이 가족형태는 전통적인 확대 가족의 형태와는 그 성격이 상당히 다르며, 비교적 확대가족에서 오는 의무에서 자유롭다. 또한 농경사회에서처럼, 많은 노동력이 필수적이지 않기 때문에 자녀를 적게 출산한다. 산업사회에서는 생활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자녀의 양육비와 교육비가 높아지는 것도 한 요인이다.

 

네 번째 변화는 앞의 변화들을 기초로 해서 나타나는 변화이다. 이 변화는 가족생활주기상의 변화를 의미한다. 결국 산업사회에서는 농경사회와는 달리, 토지가 경제적 기반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두고서 경쟁하는 사회이다. 따라서 산업사회에서의 개인은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 고등교육을 받으며 결혼시기도 늦춘다. 또한 높아진 생활수준과 교육비의 부담 때문에 자녀를 많이 출산하지 않는다. 이에 덧붙여 20세기의 의학기술의 발달은 여성들에게 크게 공헌하였는데, 원치 않는 임신을 피 할 수 있는 피임기술과 약의 발달이 그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종합적인 결과로써 자녀출산 및 양육기간은 줄어든다.

 

또한 막내가 결혼하여 집을 떠나서 노부부만 남게 되는 빈둥 우리 시기는 이전의 농경사회보다 일찍 시작되고 긴 노년기를 맞이하게 된다(이기숙, 1993). 공세권과 동료들의 연구(이기숙, 1993에서 재인용)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족의 경우, 이 빈 둥우리 시기는 대체로 52세쯤 되는 시기에 시작 된다. 평균수명도 길어짐에 따라 부부만의 노년기 혹은 배우자와 사별 후 홀로 보내는 시기까지 합치면 대략20년에서 25년의 기간이 된다. 미래에 는 이 시기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3) 개인이 중심이 되는 결혼: 정보사회에서 결혼의 특징

앞에서 언급한 역사적, 그리고 사회적 변화는 이제 하나의 커다란 역사적 흐름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것은 국가와 혈연집단으로서의 가족과 가문이 우선시되던 시대에서, 이제 드디어 개인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도래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직도 전 세계에서는 개인보다는 국가나 혈연 집단이 중시되는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족과 친족 등 1차 집단이 중시되는 농경 사회적 특성은 정보통신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사회에는 서로 양립이 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가족의 특성들은 대부분 농경사회의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형성된 것이다. 예를 들면, 사회복지제도에 의해서 노인을 부양하기보다는 효도를 강조하여 부모가 노후를 자식에게 의존한다든지, 남성 가장 위주의 가족문화를 형성하여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을 더욱 영속화시키는 것 등이다.

 

개인이 중심이 되는 역사적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키기 시작한 또 하나 의 요인은 정보통신혁명으로 특정 지워지는 전자정보기술의 발전이다. 20 세기 중반 컴퓨터가 개발되면서 많은 양의 정보와 자료가 빠른 시간 안에 처리될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와 관련된 기술은 이후 엄청나게 발전하여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게 되었다. 산업사회에서는 획일적인 제품일지라도 대량소비를 전제로 해서 생산하였으나, 정보사회에 서는 컴퓨터 기술을 응용한 그래픽 디자인으로써 짧은 시간 안에 수백 종류의 다양한 옷을 생산한다(기든스, 1998). 이러한 생산체제는 자기만의 개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정보화시대의 자기 표현욕구에 잘 부합한다.

 

앞에서 예를 든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 활용은 디지털 기술의 개발 덕분에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 디지털 기술은 멀티미디어화를 실현시켜서 사람들 간의 새로운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창안하게 되었다(김창남, 1998) 모든 정보를 영상, 음성, 텍스트로 자유롭게 조합하고, 개별 미디어(전축, 영화)를 디지털이라는 기술에 모두 담아냄으로써 종합적인 의사전달과 표현의 네트워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김창남, 1998).

 

이것이 소위 말하는 가상공간이다. 가상공간에서 사람들은 비대면적으로 접촉하게 되며, 한 번 맺어진 인간관계는 다른 인간관계에 의해서 쉽게 대체된다. 가깝긴 해도 언약이나 충성의 맹세가 없는, 자유롭고 자율성을 강조하든 관계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느슨한 관계라 고 부르며, 정보사회에서는 인간관계의 한 대표적 특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조정문, 1997; 1999).

 

(1) 서로가 얽매인 관계에서자율성을 존중하는 개방적인 관계로

이러한 느슨한 관계는 정보사회 내의 결혼과 가족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특정이다(조정문, 1997). 그 구체적인 특정들을 살펴보면, 정보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개인의 성장과 만족을 더욱 중요시한다. 이에 따라 개인은 전통적인 가족제도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율성을 추구하며 결혼은 부부 상호간을 존중하는 성격을 띤다. 부부간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융통성 있는 역할분담을 실시하고, 책임, 권위 등을 공평하게 분배하며, 상호 신뢰하는 가운데에서 대화하며, 부부 각자의 일의 영역을 인정하고 자율권을 누리는 형태 이 다(조정문, 1997 ; 1999).

 

언뜻 살펴보면, 부부간의 관계라기보다는 이성 친구에 가까운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결혼이라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결혼이라는 안정되고 지속적인 관계의 확보 속에서 개인의 성장과 자유를 추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조정문, 1997). 이에 덧붙여 경제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현 대 사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또한 자녀교육, 노후대비를 하려면, 남편 혼자서 올리는 소득으로는 매우 힘들게 된다(이기숙, 1999). 그리하여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부부간 경제적 협력도 필요한 것이다.

 

(2) 사이버 가족의 등장

결혼의 측면에서 보면, 가상공간을 이용한 사이버 가족이 등장할 수도 있다. 가상공간에서 다수의 상대와 사랑을 하고 부부생활도 가능하다(조 은, 1999). 이렇게 자유롭게 전통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결혼이 가능하다. 그러나 부부는 각자의 권리와 의무가 존재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만남과 부부가 결혼해서 산다는 것은 그 성격이 다른 것이다. 의무나 책임도 없이 상대를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사이버 공간에서 배우자로부터의 진정한 관심과 지지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김 양호2001).

한편으로는 남성은 여전히 가부장적인 권위를 회복하고자 하는 산업사회의 의식이 남아 있게 된다. 기술적 물질적 발달은 그 속도가 너무 빨 리 사회를 변화시키지만, 이렇게 변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행동과 사고의 기준은 느리게 발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현상을 문 화지체현상이라고 하는데, 사이버 가족이 등장한 정보사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생계책임자의 역할을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장의 위치를 지키고자 하는 남편과 경제적 독립을 통해 종속적 위치에서 탈피를 원하는 아내들의 관계는 결혼 관계에 대한 끝없는 토론을 야기 시키기도 한다(조 은, 1999).

 

(3) 전통적인 성역할 영향력의 감소

정보사회에서는 전통적인 성역할을 거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정보사회에서는 강인한 신체적 근력보다는 정보와 지식을 활용하는 일이 증가 한다(조정문, 1999) 이렇게 되면 여성도 능력을 발휘할 영역이 많아지면서 여성(혹은 아내)도 경제활동에 많이 참여하게 된다. 따라서 남편과 아내가 해야 할 일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상호의존이 증대 한다 따라서 전통적 가족주의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쇠퇴할 것으로 보인다.

 

(4) 다양한 결흔과 가족형태의 등장

정보사회에는 다양한 가족생활형태가 나타 난다. 어떻게 보면 개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정보사회에서 이러한 다양한 가족형태의 출현은 당연 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자발적 무자녀 가족, 개방결혼, 동거, 동성애 부부, 재혼가족, 편부모 가족 등의 출현과 증가이다. 동거는 결혼 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써 이미 유럽에서는 많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행해지고 있고, 현대사회에서 이혼율이 증가함에 따라서 재혼가족과 편부모 가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정보사회는 또한 다분히 개인주의적 의식과 생활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개인주의는 구체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한, 다양한 개인의 생활양식을 안정한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므로 동거, 재혼, 그리고 동성애 부부 등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도 약화될 것이다(조정문, 1997).

 

이러한 현상은 가족생활의 다양화를 나타내는 것으로써, 여기서 구체적으로 다양화라는 것은, 가족은 반드시 이렇게 구성되어야만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이 크게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장현섭, 1995). 동사에 주류의 가족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도 점점 애매해지고 있디(장현섭, 1995).

 

(5) 네트워크형 가족

앞에서 언급한 정보사회에서 나타나는 네 가지 특징은 다분히 네트워크형 가족의 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형태의 가족은 정보사회의 도래로 인하여 가족구성원들이 개인매체(인터넷, 가상공간)를 적절하게 사용 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즐기면서도, 긴급 시에는 가족구성원들과 일시적 지지를 주고받는 가족이다(조은, 1999). 네트워크 가족은 하나의 응집된 집단이 아니라 개인 간의 연결망으로서 가족을 의미하며, 이렇게 되면 가족은 전통적 부계 혈연가족보다는, 삶의 양식을 함께 누리는 문화적 공동체로서 가족의 의미가 더 중요해진다(조정문1997 ; 조은, 1999).

 

네트워크 가족에서는 가족구성원 개인의 개성, 자유, 그리고 자율을 억압하는 가족생활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는 것이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가족도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가족형태는 차갑고 냉정한(cool)가족형태인데, 가족구성원간의 응집과 감정적 교류가 약화되어서 서로가 고립되고 원자화된 생활을 하게 되는 문제점을 가지게 된다(조정문, 1999).

 

앞에서 설명한 대로 느슨한 관계나 네트워크 가족은 암묵적으로 몇 가지 전제조건이 채워진다는 조건 하에서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가족은 부모의 권위에 순종하는 대가로 주어지는 보호와 의존성을 허용하는 등의 정실에 기초한 관계였다. 그러나 이와 달리 네트워크 가족은 자율성, 독립적인 일 추진능력, 그리고 감정적인 절제와 통제를 할 수 있는 인성과 자질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조정문, 1997). 이러한 자질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이다.

 

부모로부터 심리적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 사회의 기본적인 질서를 지키고 자신의 일을 독립적으로 추진하는 인성은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것 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성도 꾸준하고 지속적인 학습과 애정 어린 관심(특히 부모 및 형제자매, 선생님, 친지, 선배 등)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네트워크 가족이 제대로 형성되려면, 가족과 사회적 지원망이 필요 하다. 피상적이고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만나지 않는 가상공간에서 맺어진 인간관계에서 이러한 인성이 형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역설적으로, 가상공간에서 맺어진 인간관계에 만족하고 이 관계를 잘 이끌어가 기 위해서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인성을 미리 갖추어야 될지도 모른다.

 

지나치게 독립심과 개인주의적 생활양식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사회문제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전형적으로 독립심 과 개인주의를 강조하는 미국사회의 경우196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이혼, 약물중독, 정신건강의 문제는 오히려 늘어난 형편이다(Myers, 1994). 물론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 개인주의와 독립심을 강조하는 생활 과 자녀양육방식 때문만은 아니다. 그러나 본인에게 인성이나 성격에 문제가 있어서 조직생활과 인간관계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혼자서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이러한 문제의 예방에 가족은 기본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일차적으로 가족은 건전한 사회구성원을 양육하는 책임이 있는 것이다. 사회학적으로 볼 때, 이러한 과정은 사회화 과정이다. 인간의 사회적 행동은 인성에 의하여 결정되며, 그 인성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가족 속에서 사회화 과정을 통하여 형성된다(장현섭, 1995). 따라서 가정에서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바람직한 사회적 행위는 기대하기 어렵고, 이기적이고 반사회적인 행위가 증가될 가능성이 크다(장현섭, 1995) 그 결과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족은 원초적이고 일차적인 정서적 안식처인 것이다. 전통과 권위가 주는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심성을 강조한다고 제한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고쳐야 할 심리적 문제가 있는데도 방임하고 내 버려두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또한 가족은 이러한 심리적이 고인성에 관련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은 가족만이 가지는 고유의 역할이며, 사회나 다른 집단이 대신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사회적 부담이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