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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직업 활동과 양성평등의 윤리(페미니즘 윤리와 결합)

9급일벌 2021. 1. 24. 17:52

주제: 남녀의 직업 활동과 양성평등의 윤리(페미니즘)

 

 

 

<목차>

<남녀 역할의 논의>

1. 남녀의 역할

2. 남녀의 역할 구분은 가능한가?

 

<직장 안에서의 남녀차별>

1. 우리 사회에서의 직장 여성의 증가

2. 직장안에서의여성차별

 

<양성평등의 원칙과 페미니즘의 윤리>

1. 양성평등의 원칙

2. 페미니즘의 도전과 그 유형

3. 페미니즘의 윤리

 

<양성평등 문화의 정착을 위한 과제>

1. 우리의 전통에 대한 비판적 인식

2.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의 양성평등의 문화 정착

 

 

 

<남녀 역할의 논의>

1. 남녀의 역할

사람들을 분류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분류는 가 장 오래된 기준에 따른 분류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아마도 연령에 따른 분류가 오랜 역사를 지닌 분류 유형에 속할 것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어느 원시 부족이 남긴 동굴 벽화에 씌어 있는 말 중에 있다는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구절에도 충분히 암시되어 있다. 세상에는 절반의 여자와 절반 의 남자가 있다. 물론 사회에 따라 여자가 많은 곳도 있고, 남자가 많은 곳도 있 지만, 지구 전반적으로는 대체로 비율을 맞추면서 남녀가 공존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분명히 남자가 주도하는 사회로 보이지만, 어느 시대나 공간 중에는 여자가 주도하는 사회가 있는 것도 확실해 보인다. 미래사회에서는 과연 남녀가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에 대해서, 또는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그중에서 극단적인 페미니즘이나 남성주의의 주장을 제외 한다면, 거의 모든 논의가 남녀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이 우리 시대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전제로 하면서 전개되고 있다. 남녀의 역할 구분은 이러한 논의 선상에서 중요한 주제를 구성한다.

 

남녀에게 각각 다른 역할이 있는가?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역할은 남녀의 역할 구분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지만, 요즈음에 와서 남자와 여자의 역할 구분 이 급격하게 무너지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남자 역할의 대표적인 사례였던 군 인과 경찰을 여자가 맡는 경우는 이제 너무 흔한 일이 되어 버렸고, 해양경비정 장이나 군사법원장과 같은 자리에도 여성이 등장하고 있다. 배에는 여자를 태우 지 않는다는 오랜 인습을 깨뜨린 정도를 넘어서서 그 배의 운항을 책임지는 여성 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어졌음을 입증해 주는 좋 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여성이 회사 경영을 맡고 있는 일도 흔하고, 여성부 장관이 아닌 법무부 장관을 여성이 맡아 훌륭히 수행해 낸 일도 있으며, 차세대 지도자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출현하는 일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2005년에는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고, 같은 해 법원에서는 여성도 족보에 오르는 것이 마땅하고 종중 재산에 대한 상속 권이 있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사회 전반의 민주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남녀의 역할을 엄격하게 구분해 오던 관행의 강 제적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2. 남녀의 역할 구분은 가능한가?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남녀의 역할 구분이 가능한지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 을 던져야 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그 역할 구분이 단지 사회적인 차원에서 이 루어진 것에 불과한지, 아니면 생물학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근본적인 것인지를 질문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아직까지도 아이를 낳는 것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최근에 생명복제가 가능해지면서 여성의 몸을 빌리지 않는 인간생명의 출생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최소한 현재까지는 여성의 난자에 의존하지 않고서 태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이 확실하다. 아기를 낳 을 수 있는 능력은 일정하게 아이를 기르기에 적합한 능력을 포함하고, 그런 점 에서 아이 양육은 주로 여성의 역할로 분류되어 왔다. 지금도 대체로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돌보는 일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예외로 분류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주된 초점이 맞춰지게 된 것은 생물학적인 차이보다는 남 녀의 성역할이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것을 영미권에서는 사회학적 성이라고 하여 젠더(gender)라는 개념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생물학적 인 성은 이전의 개념인 섹스(sex)를 그대로 써서 대비시키고자 한다. 성적인 행동 과 욕망도 인간의 성적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것이 표출되는 양식은 사회 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이러한 생각은 지식과 관습적 수준의 도덕이 사회적으 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보았던 푸코(M. Foucault)의 관점과 상통한다. 젠더와 섹스 를 포괄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성에 관한 사회적 구성을 강조하는 개념으로 섹슈 얼리티(sexuality)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제 확실한 것은 남녀의 역할 구분에 관한 기존의 고정된 생각은 통용되기 어 렵다는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역할을 강조하는 젠더의 측면에서 보면 성역할 구분 자체는 무의미한 것이거나 극복의 대상일 뿐이다. 성역할에 관한 고 정된 사고는 일종의 성 이데올로기로 평가받을 수 있고, 그것은 당연히 극복해 내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성역할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일 뿐이라는 생각은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 둘 필요가 있다. 생물학적 성, 즉 섹스는 인간의 주요한 본능 영역을 형성하면서 남녀 각각 다른 삶을 펼칠 수 있게 하는 동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성 본능과 같은 것은 부성 본능과는 일정하게 다른 특성을 보여 주는데, 그것을 온전히 극복하고 사회 적으로 요구하는 역할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또 다른 억압이 될 수 도 있다.

 

<직장 안에서의 남녀차별>

1. 우리 사회에서의 직장 여성의 증가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농업 중심의 사회구조가 일반화되어 있었고, 농업 사회에서는 남녀가 모두 농사일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 백성의 삶의 모습이었다. 거기에 더해 여성의 경우는 육아와 가사노동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삶을 견 뎌 내야만 했다. 물론 그 당시의 삶을 현재의 기준으로 쉽게 재단할 수는 없다. 당시에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그 정도의 남녀차별이나 신분차별은 존재했고, 그 것은 일종의 역사적 단계라고 평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 시대의 여 성들은 가정 내의 일에 대해서는 거의 전적인 권한을 행사했다는 점도 함께 고려 해야 한다.

 

근대사회에 진입하면서 서구의 역사에서 먼저 가사노동과 직업노동의 분리가 이루어졌고, 급격한 공업화 진행과정에서 성인 남자들의 노동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자 어린이나 여자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현상이 나타났다. 초기 산업사회에 동원된 어린이나 여자들은 하루 중 반 이상의 시간 동안 일하면서 최소 생계비 수준의 임금을 받는 데 그쳤고, 비인간적인 대우와 환경을 감내하면서 근대화 과정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개과 정은 공업화가 I960년대에 와서야 본격화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거의 그대로 확인된 것이기도 하다.

 

I960년대 중반 이후 농업 중심의 사회구조가 공업 중심의 사회구조로 급속하 게 전환되면서 한 집안의 장남으로 대변되는 남성은 고등교육의 기회를 갖게 된 반면에, 딸과 차남 이하의 남성은 서울의 구로공단이나 경북의 구미공단과 같은 공업단지로 몰려들어 개인적 차원에서는 집안의 경제를 돕고 국가적 차원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제공해서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해 주는 주체가 된다. 그들의 노력 과 희생 위에 교육받은 장남 중심의 남성들은 사회와 기업을 이끌어 가는 두뇌 역할을 해냄으로써 한강의 기적을 가져올 수 있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우리 현대사에서 특히 여성들의 노동력 제공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980년대 이후에는 딸과 아들의 구별이 완화되고 둘 이하의 자녀를 출산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정착하면서 여성들이 고둥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점 차 확대된다. 이제는 남녀 대학생의 비율이 거의 유사한 정도에 이르렀고, 사법 시험이나 외무고시와 같은 시험에서도 여성 합격자의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남성을 초월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또한 교수 채용이나 고급 공무원 채용 을 위한 행정고시에서 여성 채용 목표율제를 실시하면서 전문직에 진출하는 여 성의 숫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앞으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남녀 의 성별 차이에 따라 직업선택의 기회가 제한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 측된다.

 

2. 직장 안에서의 여성 차별

직장 안에서의 남녀차별 문제는 요즈음 모든 조건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어두 운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이 낮은 것이 오 늘의 현실이지만, 그중에서도 여성 대졸자의 취업률은 그보다 더 낮은 상황이고, 취업이 된 경우에도 비정규직으로 남은 경우가 여성에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아직까지도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교직의 경우에도 교 감이나 장학사 이상의 관리직 비율은 오히려 남성이 월등히 높은 점이나, 대기업 대졸 여성들의 임금이 동일한 경력 수준의 남성들에 비해 낮은 것과 같은 현상이 아직도 있다.

 

여성의 비율이 높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를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다른 직업에 비해 남녀차별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르치는 일도 여성적인 자 상함이 더 돋보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교직에 대한 여성들의 열망은 교육대학 이나 사범대학의 입학생 비율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다. 일부 교육대학에서는 여 성의 비율을 더 이상 높이지 않기 위해 남학생 최저 비율을 설정하고 있을 정도로 여학생의 입학 비율이 높다. 또한 교직에 진출하고 나면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여유시간과 잘 정립된 육아 휴직제 둥을 통해 일과 가정을 어느 정도 함 께 이끌어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여성들 스스로 선호할 뿐만 아니 라, 배우자를 구하는 사람들에게서 선호되는 직업으로 부각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비율로 여성이 진출하는 교직에서조차 관리직 비율이 현 저히 낮은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 서 우리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변수를 총체적으로 고려하고자 노력 해야겠지만, 확실한 것은 여성들의 관리직 진출을 저해하는 사회적 요인이 개인 적 요인보다 더 강하게 내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성들 스스로 관리직으로의 진 출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남성의 경우보다 많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 경우라도 여성의 자발적인 포기가 온전히 여교사 개인의 선택이라고 볼 수 없는 사회적 요 인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 1라는 말이 의미 있게 사용되고 있다. 여 성 장군 1호가 2002년에야 둥장했고, 외무 관료 출신의 첫 여성 대사는 2003년에 야 나타났다.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비뇨기과 의사로 여성이 하나 둘 나 타나더니, 2002년에는 그들 중 한 사람이 대학병원의 비뇨기과 교수로 임용되기 도 했다. 산부인과 의사의 경우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대비시켜 보면 기이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에는 첫 여성 대법관이 탄생했고, 역시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검찰과 법무부의 틈새에 서 2003년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이 둥장해서 특유의 리더십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 도 했다. 이제 어느 영역도 여성이 진출 불가능한 직업은 없을 것으로 예측되며, 조만간 여성 대통령의 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 사회의 과제는 여성 1호라는 말이 더 이상 의미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일이다. 여성 한두 명의 15.3.

 

 

<양성평등의 원칙과 페미니즘의 윤리>

1. 양성평등의 원칙

성의 차이가 성별 차이를 의미하지 않는 문화의 정착을 현재 시점에서 우리의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나면, 이제 어떻게 하면 그런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인 가 하는 실천적 과제가 우리 앞에 놓이게 된다. 이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은 다양 하게 모색될 수 있고, 또 모색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우선적으로 이 과제가 왜 당위적 과제로 우리에게 다가오는지에 관한 원론적 고찰이 필요하다. 그 후에 이 과제 수행이 갖는 윤리적 의미와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순서일 것이다.

 

왜 남성과 여성은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하는가? 이런 원론적인 질문은 민주주 의의 기본 이론에 관련된 것이기도 하지만, 다시 한 번 원칙론적 관점에서 검토 해 보는 일이 실천 지향을 모색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민 주주의의 구체적인 양상은 다양하지만, 민주주의 정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두 개념으로 자유와 평등을 꼽는 데 망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구적 개념= 정착된 민주주의(democracy)는 그 기원을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사회에 두고 프 랑스의 시민혁명과 같은 근대적 과정을 거치면서 경제적 이데올로기인 자본주의 와 결합한 민주자본주의(democratic capitalism)로 정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중심에 미국이 있지만, 같은 서구에서도 유럽은 다른 양상의 민주주의를 구현 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자신들의 전통과 일정 부분 이어지는 민주주의를 구현해 가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도 그들 나름으로 인민민주주의라는 형식의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이제 전 세계의 어느 곳에도 민주주의가 닿지 않은 곳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며, 그것도 대체로 자본주의와 결합된 민주자본주의가 확산되어 있다. 이 민주자본주의가 내세우는 핵심적인 요소는 정치적 자유와 평등, 그리고 경제 적 자유라는 세 가지 요소이다. 그런데 정치와 경제 영역에서의 자유와 평등은 일정한 긴장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이 경우 우선순위를 민주자본주의는 대부분 자유에 두고 사회주의는 평등에 둔다. 그러나 이러한 우선순위는 말 그대로 지향 점에 대한 약간의 차이를 의미할 뿐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두 바퀴의 역 할을 하는 것으로, 그중 어느 것도 경시될 수 없다.

 

진출이 화제가 되는 사회에서 벗어나 직장 안에서의 성차별이 더 이상 문제되지 않는 자연스런 문화의 정착이 우리의 과제라는 것이다.

 

 

양성평등은 정치적 평둥의 구체적인 지점을 의미한다. 공식적 신분에 따른 정 치경제적 차등이 용납되지 않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성취나 정치적 성취 또는 직업에 따른 차등을 용납하는 것이 공정한 경쟁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 는 관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이라는 차이는 기본적으로 성취적 지위가 아니라 귀속적 지위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차둥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녀 사이의 차둥은 존재해 왔 고, 현재도 일정 부분 남아 있다.

 

2. 페미니즘의 도전과 그 유형

남성주의(masculism)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페미니즘(feminism)이라는 개념이 등 장한 지도 꽤 오래되었다. 남성주의의 극단적인 형태는 남녀 역할의 엄격한 구분 을 바탕으로 일련의 기사도적인 염려와 보호자로서의 행위, 거친 농담, 아내 구타 와 같은 악의적인 행위들을 정당화하는 일종의 신념체계이다. 이제 그러한 극단 적인 형태의 남성중심주의를 발견하기는 어렵지만, 그중에서 일부의 행태를 유지 하거나 변형된 형태로 유지되는 남성중심주의가 있고, 그것에 관한 반작용으로서 의 페미니즘 역시 존재한다.

 

성에 따른 차이 자체는 자연적인 것이다. 그런데 사회적 성은 페미니스트를 비 롯한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 럼 사희적으로 구성된 것일 뿐 자연적인 것은 아니 다. 우리가 섹스와 젠더의 차이라고 받아들인 이러한 차이와 차별의 문제는 아직 까지도 논쟁 중이다. 특히 최근 여성의 성차에 관한 심리학자들의 주장이 논쟁거 리가 되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부 드러운 마음을 갖고 있고 남성보다도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 능력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남성들은 위험 대처 능력이 뛰어나고 공정성을 지 향하는 도덕성이 더 뛰어나다는 주장이 있다. 길리건(C. Gilligan) 같은 도덕심리 학자는 이러한 남녀의 성차에 근거해서 여성적인 도덕지향으로 보살핌을, 남성적 인 도덕지향으로는 공정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논쟁에서 부각되고 있는 쟁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과연 그러한 성차를 인정할 수 있는지와 관련된 사실 확인 차원의 쟁점이고, 다른 하나는 설령 그런 성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과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이 어떻게 구별될 수 있는 지 하는 쟁점이다. 첫 번째 쟁점은 심리학 연구의 진전에 따라 해결될 수 있는 문 제이지만, 두 번째 쟁점은 쉽게 확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떻게 대우받는 것이 여성에게 더 적절한지와 같은 실천적 쟁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최 근의 논의를 포함해서 티치맨(J. Teichman)이라는 미국의 윤리학자는 페미니즘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세상에는 단 하나의 성만이 존재하므로 우리가 가장 이상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사회는 남성과 여성에게 할당된 각각 다른 역할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사회라는 입장을 취하는 페미니즘이 있다. 이들은 미래의 과학이 수태나 임신, 육아와 같이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로 인지되어 왔던 것들을 해소시켜 줄 것이 고, 이러한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들은 모두 사회적 조건화의 결과라는 급진적인 입장을 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입장을 택하는 사람들에 대한 호웅은 그다지 높지 않다.

 

둘째, 여성의 사고가 남성의 사고보다 여성의 이해관계를 더 잘 보호해 줄 것 이라고 주장하면서 여성 고유의 사고방식을 옹호하고자 하는 페미니즘적 흐름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여성들 간의 본능적인 적의나 남성을 기쁘게 하려는 욕망의 충돌로 인한 본능적 경쟁과 같은 것들은 모두 역사적 배경 속에서 만들어진 것일 뿐 생래적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여성들의 고유한 사고의 방식과 유형이 사회적으로 약자인 여성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에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셋째 , 오늘날 학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여성이 남성과는 다른 방식 으로 지능을 사용하는 페미니즘 과학과 인식론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기존의 남성 과학자들이 상당한 정도의 여성에 관한 편견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 면서 여성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고유한 형태의 과학이나 인식론이 가능하다 는 주장을 펼친다. 그들은 더 나아가 페미니즘적 당파성을 가진 과학이나 인식론 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연결시키기도 하는데, 이 입장의 위험성은 진리와 이성 자체가 지닌 보편성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티치맨은 지적한다.

 

넷째, 여성의 태도와 감정,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 남성과는 근본적으로 다르 다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여성의 지능은 남성과 전혀 다르지 않지만 감정의 표현 양식과 같은 영역에서는 여성들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고, 이러한 특성을 존중하 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주장이다. 첫 번째 유형의 페미니즘과는 반대되는 입장으 로 여성주의자들의 상당수가 이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문제로는 여성들 간에도 그 차이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는 사실과, 남성 중에서도 여성보다 더 여성적 인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남성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것들 이 부각되어 있다.

 

이러한 서구의 페미니즘은 우리 사회에도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했고, 특히 그 시대의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중요한 정신적 지주 역할을 담 당해 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를 넘어서면서 일반 민주화 운동과는 구별 되는 여성들만의 목소리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특히 여성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대해 맞서기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만연된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했 고, 1997년에는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되는 것을 계기로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 하는 법조항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성매매업에 종사하는 여 성을 피해자로 상정하면서 성구매자를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형태의 성매매금 지법이 제정되었다.

 

우리 여성운동의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1970년대와 1980년대는 여성문 제나 여성해방보다는 민주화와 인간해방을 강조하는 포괄적인 민주화 운동의 한 영역으로서의 여성운동이 있었고, 1990년대에 와서 직장 내 성희롱이나 가정 내-여성폭력과 같은 여성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본격적인 여성운동이 등장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지만 여성 채용 목 표제나 호주제 폐지와 같은 보다 제도적인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성숙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남성과 여성의 대 립적 관계를 강조하면서 남성주의자가 아닌 남성들과 조화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여성들에게 공격받는 취약성을 노출한다.

 

3, 페미니즘의 윤리

페미니즘은 여성의 사회적 차별을 문제삼는 사회과학적 특성을 지닌 운동으로 출발했지만, 그것이 여성이라는 인간에 대한 대우의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윤리학적 물음을 포함할 수밖에 없는 특징도 있다. 페미니즘 의 윤리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데 결정적인 계기는 길리건의다른 목소리로(1982)라는 책의 출간이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전통윤리학이 여성의 관점과 이 익을 충분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남성 편견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하 면서 윤리학과 도덕교육 논의에 이러한 성차의 문제가 적극적= 반영되어 있 다고 주장했다.

 

이 책이 나올 당시인 1980년대에는 콜버그(L. Kohlberg)의 인지적 도덕성 발달 론이 인간의 도덕성 발달 단계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 인정받고 있었고, 길 리건 스스로도 콜버그 연구의 동료로 참여한 적도 있다. 그런데 이들 연구의 결 과로 남성의 도덕성 발달 단계가 여성에 비해 높은 것= 나타났고, 이 결과를 수용할 수 없었던 길리건이 콜버그와 갈라서면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것이다. 그녀는 여성들의 도덕 판단 과정을 면접 둥의 방법을 통해 면밀히 관찰 하면서 여성들은 보살핌과 배려의 관점에서 도덕 판단을 내리는 반면에, 남성들 은 공정성을 지향하며 도덕 판단을 내리는 것일 뿐 남성과 여성의 단계적 차이는 있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녀가 정의한 공정성의 도덕은 다른 사람들 에게 부당하게 행동하지 말라.’로 표현할 수 있다면, 보살핌의 도덕은 곤경에 처 한 사람을 외면하지 말라.’로 표현할 수 있다. 보살핌과 공정성이라는 두 가지 도 덕 사이에 본질적인 우열의 차이는 있을 수 없고, 따라서 남성과 여성을 단지 공 정성의 잣대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일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그 후 길리건의 주장은 많은 지지와 비판을 받으면서 오늘날에 이르렀고, 우리 나라에서도 주로 도덕교육학자들을 통해 소개되어 도덕교육의 장에서 비중 있게 다룬다. 현재 길리건의 관점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공적 영역에 서는 공정성의 도덕이 우선되어야 하고 사적 영역에서는 보살핌의 도덕이 우선 되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두 영역이 서로 연계되고 통합되어야 한다는 주 장이 많다. 실제로 우리 삶의 영역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통합을 통해 이루 어지고 있으며, 보살핌과 공정성의 도덕은 서로 상보적인 관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길리건이 주로 염두에 둔 미국 사회와 우리 사회는 그 강조점에서 차이 가 있어야 한다. 미국 사회는 그동안 지나친 공정성의 잣대로 한 사람과 사회의 도덕성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도덕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인 따뜻한 배 려의 영역을 상실한 반면에,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해 지나치게 배려하는 연고주의가 만연되어 있어 오히려 공정성의 확보가 사 회윤리적 차원의 핵심적인 목표로 요구된다. 특히 우리 현대사에서 상당히 오랫 동안 군사독재체제가 유지되었고, 그 과정에서 폭력과 부도덕한 의리를 바탕으로 하는 조직폭력배적인 문화를 숭배하는 경향이 우리 일상 문화에 스며들어 있다 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도덕한 배려의 강조는 이러한 폐해를 정당화하고 강화하 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양성평등 문화의 정착을 위한 과제>

1. 우리의 전통에 대한 비판적 인식

인간은 문화적 존재인 동시에 역사적 존재이기도 하다. 우리의 전통은 모두 그 문화와 역사에 담겨 있고,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 스스로가 전통을 어떻게 인 식하고 있는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전통의 영향 속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 런데 이 전통 속에서 양성평등의 문제는 그다지 주된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남녀차별의 제도적 장치 속에 전통의 요소가 담겨 있다는 비판도 정 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물론 우리 전통의 주된 사상적 배경을 이룬 불교와 유교 중에서 불교는 석가모 니 당시부터 여성의 출가를 허용했고 신분에 따른 차별만큼이나 성에 따른 차별 을 극복하고자 하는 지향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유교적 배경이 강한 동 아시아권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 남녀차별적 요소를 강화하게 되었다. 유교의 경 우에도 불교를 배척하면서 동아시아의 근대사상적 패러다임으로 정착하는 성리 학의 시대에 와서 주자가례朱子家禮로 상징되는 예절문화를 정착시켰고, 그 속 에는 엄연한 남녀차별의 제도적 정당화가 포함되어 있었다. 다만 이러한 전통 요 소 속에 담겨 있는 남녀차별적 요소를 비판하는 과정에서는 그 근본정신이 가지 고 있는 평둥적 요소에 대한 고려와 함께 당시의 세계사적 현실을 감안하는 주의 가 요청된다.

 

고립되고 이기적인 개인을 주체로 삼는 민주자본주의의 행태가 삶의 주요 원 리로 자리 잡기 시작한 우리 사회에서 전통에 담겨 있는 공동체적이고 인간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살려 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 시점에서 우리가 더욱 유의 해야 할 점은 전통이라는 남녀차별과 같은 인습적 요소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각각 동일한 인간으로 평가받아야 마 땅하며, 그것을 저해하는 전통적 제도들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 문화 속에 남아 있는 차별적 요소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인식하면서 극복하 고자 하는 노력이 병행될 때 전통이 제 기능을 담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의 양성평등의 문화 정착

양성평등은 우리 시대의 당위적 과제이다.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냄으 로써 우리는 남녀가 동등한 인간으로 온전히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낭비적 요소 없이 발휘할 만한 바탕을 마련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남녀차별적 요소가 문화 속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는 쉽게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 난점이다. 따라서 극복하는 방법 역시 양성평등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방안이 동시에 모색되어야만 한다.

 

우리는 양성평둥 문화의 정착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가' 정과 직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정은 남녀가 모여서 이룬 가장 기초적인 사 회이고, 동시에 남녀의 역할을 익혀 가는 기본 교육기관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가 정 안에 남녀평등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우선 가정을 꾸리는 주체들이 성인이 되기 전의 교육과정을 통해 남녀가 근본적으로 동일한 존엄성을 가진 존재이고, 따라서 육아나 가사 분담은 한 인간의 인격을 존중하는 일임과 동시에 자신의 인격을 존중하는 일임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가치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부모가 스스로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사회는 최소 한의 제도적 장치와 배경적 요건을 확보해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직장은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사회의 역량을 총체적으로 모아서 바람직하게 작동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점에서 직장 내 양성평등의 문제에 대해 더 적 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일부에서 실시되고 있는 여성 채용 목표제와 같은 임시적인 조치들을 계속 실시해서 여성도 어떤 직업이든 가질 수 있다는 인 식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고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남녀의 성역할 차이가 생물학적 성의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차별로 이어지는 결과를 빚지 않도 록 문화적 차원의 인식 전환을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남녀평등의 문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임과 동시에 한 인간의 실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적 차원을 동시에 지닌 문제임을 분명하게 인식하면서, 이 두 차원의 의식구조를 바꾸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 마련과 아울러 교육을 통한 근본적 인식의 전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우리 사회는 보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이상적인 사회로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