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FTA 추진현황과 한·미 FTA 레포트
한국의 FTA 추진현황과 한·미 FTA
한국 정부가 FTA 추진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역시 1997년의 동아시아 금융위기이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안정적 수출 시장 확보 및 투자 유입 확대 등 FTA를 활용한 경제적 이익의 확보,경제 제도의 선진화 및 투명화,구조 조정의 가속 화,새로운 동맹 관계의 확보 등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FTA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금융위기 직후 신설된 통상 교섭 본부는 FTA 추진을 핵심 통상 정 책 분야로 선정하였고, 한국의 첫 FTA 대상국으로 칠레를 선정하는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칠레와는 협정의 이행 단계에 있으며 싱가포르, EFTA 등과는 협상을 타결했다. 현재는 일본,미국,중국,멕시코 둥과의 FTA 협상이 검토 중이거나 협상 중에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 11월 국무총리 주재 대외 경제 조정 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기로 하고,그 상대국으로 칠레를 선정하였다. 칠레를 한국의 첫 자유무역협정 상대국으로 결정하게 된 배경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칠레와 한국의 산업 간 보완성을 들 수 있다. 한국은 칠레에 공산품을 수출 하고 있고 칠레는 한국에 원 • 부자재를 위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 이익이 클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둘째는 수출 시장의 관리라는 측면이다. 칠레는 미국,EU둥과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일본과도 FTA 추진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대 칠레 수출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FTA 체결이 필요하다. 하지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칠레 보다는 중남미 시장에 대한 고려가 더욱 큰 요인이다. 칠레는 멕시코, 남미공동시장 (Southern Common Market, MERCOSUR)을 포함한 13개국의 남미 국가들과 FTA를 맺고 있으며, 현재 중미, 유럽, 일본 등 13개 국가와 FTA를 추진 중에 있다. 한국으로서 는 이러한 칠레의 FTA 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대 중남미 지역 수출 및 투자 진출 거점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자유무역협정을 맺어보지 않은 한국으로서는 앞으로 추진될 FTA의 국내 정치, 경제적 파장에 대비하기 위해서 비교적 그 파장이 작을 것으로 예상 되는 칠레가 첫 FTA 상대국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했다. 특히 칠레가 농산물 수출국 이기는 하지만 주 수출품이 쌀이 아닌 사과, 포도 둥이고 수확 시기도 한국과 달라서 그 파장이 작기 때문에 FTA에 대한 정치,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던 것이다.
최근 추진 중인 한국의 FTA 협상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한 • 미 FTA 협정 이다. 한국 정부는 2007년 3월까지 미국과 한 • 미 FTA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하고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표 SEQ 표 \* ARABIC 1한국의 FTA 추진 현황
구분 |
대상국가 |
추진현황 |
기체결 |
칠레 |
협정이행(2004. 4) |
정부간협상 |
일본 |
공식협상 단계 |
싱가포르 |
공식협상 타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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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
2006년 타결 |
|
EFTA |
2005년 타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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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관학 공동연구 |
멕시코 |
산관학 공동연구회 |
캐나다 |
산관학 공동연구회 |
|
인도 |
산관학 공동연구회 |
|
협의중 |
미국 |
정부 간 협의 |
중국 |
연구기관 간 공동연구 |
|
중장기 추진대상 |
한, 중, 일 |
현재 3국 기관 공동연구 진행 |
동아시아(EAFTA) |
EAVG, EASG 에서 논의 |
한 • 미 FTA의 기대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2006년 들어서는 대미 수출이 감소세로 반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 • 미 FTA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을 일본, 중국, 대만 둥 주요 경쟁국들보다 안정적으로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둘째, 대외 신인도 향상 및 외국인 투자의 확대이다. 한 • 미 FTA는 사회 • 경제 전 반에 걸쳐 제도와 관행의 국제화를 촉진하고 남북 관계에 따른 안보 리스크 완화 둥을 통해 한국의 대외 신인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신인도 개선은 외국인 투자의 증대뿐 아니라 정부 및 기업의 해외 차입을 활성화시키고 차입 비용을 감소시킴으로써 국내 투자 확대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셋째, 국내 산업의 고부7}가치화를 촉진시킬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FTA 대~국 중 최대 공업 발전국인 점을 활용하여 고도 기술 투자 유치 확대, 기술 개발 강화, 선진 경영 기법 도입 등을 통해 기업 활동이 생산 사슬(production chain)에서 가치 사슬 (value chain)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국의 막강한 원천 기술력과 벤처 자본이 IT 및 BT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미래 기술과 결합하여 상업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서비스 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선진국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은 향후 경제 구조의 고도화 과정에서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불가피하며, 국가 경제의 발 전을 위해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 향상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미국과의 FTA는 서비스 산업의 경쟁 요소 도입과 경쟁력 확보를 가능케 함으로써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통한 경제 구조의 고도화, 새로운 성장 동력의 확보 및 지식기반 경제로의 이 행을 위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통상 마찰의 완화이다. 한 • 미 FTA 협상이 추진되면 협상 과정에서 한 • 미 간에 잠재되어 있는 통상 현안들이 포괄적으로 논의되고, 이들 중 상당 부분이 FTA 하에서 개선될 수 있다. 한 • 미 FTA가 체결될 경우 미국은 종래의 일방적 무역 조치 대신에 쌍무적인 분쟁해결 절차를 통해 통상 마찰을 해소할 것이므로 통상 마찰의 수 위와 강도는 한결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섯째, 동북아에서 한국이 가장 먼저 미국과 FTA를 체결함과 동시에 경제, 사회 전반의 제도와 관행을 선진화하고, 경영, 생활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미국 기업의 아시아 지역 본부 설립을 촉진하고,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 물류 등 생산자 서비스 분야의 미국 기업을 유치하여 향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한 • 미 FTA 체결은 한국 경제에 많은 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한 • 미 FTA 체결로 한국의 실질 GDP는 0.42-1.99% 증가(금액 기 준 29-135억 달러)하고 후생 수준은 0.61-1.73% 증가{금액 기준 24-68억 달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대미 수출 및 생산의 경우 각각 12.1-15.1%,0.61-1.94% 증가 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산업에 따라서는 한 • 미 FTA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도 예상된다. 특히 농업 의 경우가 그러한데, 한 • 미 FTA의 결과로 우리나라 농산물 관세의 부분 철폐(쌀 양허 제외, 곡물류 5oo/o 관세 인하, 기타 품목은 즉시 관세 철폐)와 미국의 농산물 관세의 즉시 철폐를 가정할 경우, 우리나라 농업의 생산은 약 2조 원 감소하고 대미 수입은 약 2조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예상되는 농업 부문의 반발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가 FTA 타결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서비스 시장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한 • 미 FTA가 체결되어 서비스 시장의 교역 장벽이 2oo/o 완화될 경우 미국의 서비스 산업 비교 우위로 우리나라의 대미 서비스 교역 수지 적자폭은 17.9-18억 달러 정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 서비스 공급자의 국내 진출에 따른 생산 확대, 국내 기업의 경쟁 및 대응에 따른 생산 확대 등 국내 서비스 시장의 경쟁력 및 생산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곧 장기적인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한 • 미 FTA 체결로 서비스 전체의 총생산이 9.4-15.9조원 증가하고, 이에 따라 고용은 171-288만 명 증가하며, 교역량은 73.7-74.4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 한 • 미 FTA의 전망은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의 무역 증진 권한(lPA) 시한이 2007년 6월 말인 점에 미루어볼 때 한 • 미 FTA 협상 기한 이 촉박하다는 점은 항후 협상에서 한국측에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촉박한 일정 속에서 여러 이해 집단의 반발과 국내 정치 상황 등으로 협상이 중도 좌초될 경우 한 • 미 관계 전반에 상당한 손실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한국의 대외 신인도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