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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트

침묵의 봄 독서 감상문 (침묵의 봄은 오는가?)

by 9급일벌 2021. 1. 20.

 

 

-침묵의 봄은 오는가?-

 

처음 독후감 과제를 받고 당황했던 이유는 독후감을 초등학교 이후로는 써보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독후감을 쓰라는 과제는 받았는데 대학생쯤 되면 어떻게 독후감을 써야 하는 걸까? 하는 것에서부터 막혔었고, 또 하나는 몇 장이나 써야 하는지 형식적인 것에서도 막막함을 느꼈다. 여기다 "침묵의 봄"이라는 이름 한 번 들어본 적이 없었던 책 이였기 때문에 더 그러했던 것 같다. 처음에 제목만 들었을 때 나는 그 제목에서 은근한 어둠과 밝음이 뒤섞인 듯 한 느낌과 함께 막연히 소설책일 꺼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드니 나의 추측은 전혀 빗나간 것이었다. 책은 한참 신물질을 개발하면서 무분별하게 화학물질이 살포되고 그것이 자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해 미처 알지 못할 때 환경의 중요성을 경고하고 있었다.

 

나는 예전부터 나름 자연과 과학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길가다가도 자연 풍경보기를 좋아하고, 그러다 보니 여러 잡다한 생각이 머릿속에 머물렀었다. 사람도 공룡처럼 항상 지구상에 존재하지는 않을 수도 있는데, 그 원인이 우리 스스로 발전이라고 만드는 이런 환경과 물건이 인간이 더 이상 지구 속에서 살지 못하는 원인이 되게 하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점점 우리 주변에 동물들은 사라지고 삭막한 빌딩숲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은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우리나라는 점점 사라지는 이 동물들에 대해 어떤 보호정책을 펴고 있나? 자연의 변화라고 하며 지구온난화, 그로인한 해수면 상승, 사막화과 같은 것들이 사실은 인간의 영향과 관계없이 단지 큰 흐름으로 보았을 때 지구의 주기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닐까? 하지만 이런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제까지 해온 생각들은 단지 머릿속에서 머물기만 한 생각일 뿐이며, 단지 나의 잡다한 생각 중 하나였구나 하는 생각에 부끄러워 졌다. 너무 나만의 생각에 빠져 있었다라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내가 모르는 부분에 있어서 책을 통해 배워보겠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나의 문제를 이 책으로 제대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데에 이 책을 접했다는 것이 나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한번도 생각지 못한 부분을 생각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나 스스로의 성찰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필요함을 피부에 와 닿게 한 책이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대목 중 이런 부분이 있었다. 자연이 지금의 자연의 모습으로 있기 까지는 작은 기전하나, 독성물질에 대응하는 반응 하나하나도 정말 오랜 세월을 통해 겪으면서 지금의 형태에 까지 이를 수 있었는데, 지금 우리는 그 수천 년, 수 십 만년 동안 보지도 듣지도 못한 물질을 실험실에서 단 몇 시간에 뚝딱 만들어 그것을 그대로 자연에 살포하고 있으며, 이 과정은 하나의 물질에 익숙해질 시간을 주지 않은 채 계속 다른 신물질이 개발되어 나온다. 이 점은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부분 중 하나였는데, 이것이 이 책의 본질이자 우리가 특히 자연과학계열의 사람들이 항상 간직하고 있어야 할 키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항상 신물질을 개발하여 혁신을 꾀하려 하지만 그 혁신이라는 것이 자연에는 부담이 되고 그 부담이 넘어서면 자연이 파괴되는 것이다. 문론 책이 나올 때와 현재의 배경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새 물질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이 책이 나왔던 당시와 별반 다름이 없을 것은 분명하다. 또한 우리가 현재 연구 할 수 있는 범위로 실제 그 물질의 전부를 파해쳤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그에 따른 관찰력과 문제를 인식하는 능력이 계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이런 부분도 있었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해로운 것을 위해서든 해롭지 않은 것을 위해서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이 따른다. 하지만 그들은 자연 속에서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익이 되는 존재 일 수 있다. 따라서 하나를 없애니 자연적으로 그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며 우리는 여기에 대한 생각도 빼놓지 말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 우리는 너무 작은 목적을 위해 자연 전체의 흐름이 파괴되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풀 하나를 없앨 때에도 그렇고, 벌레 하나를 없앨 때에도 그렇다. 우리가 이러한 전체적인 흐름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 자연의 털끝하나 건드리는 것조차 두려워서 쓰레기 한 조각도 자연에 그대로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을 읽다가 평소에 내가 가진 생각과 똑 같은 문구를 발견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체크를 해 두었기 때문에 그대로 옮길 수 있는데, "야생의 자연 생태계가 지닌 심미적 가치는 산기슭에 묻힌 구리나 금광맥 혹은 우거진 숲처럼 우리가 물려받아 보호해야 하는 유산이기도 하다."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을 읽을 때에는 마치 온몸이 찌릿하며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어.' 하는 일종의 동질감이 들었다. 점점 삭막해지는 도시의 풍경 속에 길들어진 사람들은 스스로가 그것에 길들여졌다는 생각조차 가지지 못할 만큼 계속 발전, 발전만 외치고 있고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 더 최첨단의 것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로 마음은 점점 지쳐가고, 점점 회색빛이 되어가는 풍경 속에 우리의 눈을 식힐만한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조금만 여유를 갖고 지켜 볼만한 주변의 풍경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라. 기껏해야 길가에 인위적으로 심어진 가로수 밖에 찾아 볼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유독 우리나라에 이러한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 사람들은 모든 발전은 좋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모든 목적은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오케이 되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조금만 돌아서 가더라도, 다리 하나 짖지 않는 불편함을 감수할 사람이 대한민국에는 없는 것이다. 나아가 생각해보면 우리는 자연과 공생하고 있다는 생각 자체가 비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지경이다. 자연과 우리가 함께 서로 공생하고 있으며 우리는 자연을 잠시라도 떠날 수 없는 존재임을 인식한다면 과연 우리는 발전, 개발만 외치고 있을까? 이런 풍경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각박한 삶을 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레 염려되는 문제가 현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4대강 사업이었다.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을 펼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다는 4대강 사업은 작은 목표를 위해 우리가 최종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큰 목적을 간과한 대표적인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부는 보통 4계절을 보며 진행되는 환경영향평가를 4개월의 짧은 기간에 걸쳐 완료 시켰고 발표 된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강에 흙을 퍼 나르고 있다. 수 천년동안 아니 더 오랜 세월동안 깎이고 다듬어 져 왔던 환경에 콘크리트 시멘을 바르는 것이 어떻게 환경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지 이 책의 논리에서도 그렇고 보통사람의 머리로서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법인데 이를 손대는 것 자체가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고, 이것으로 어떻게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특히나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물인데 이를 단지 산업적인 논리로만 계산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이것이 우리 세대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를 염두해 둔 프로젝트인지 의문이다. 자연적으로 잘 순환되고 있는 물을 인공적으로 정비하다보면 불가피하게 고이게 되는 물도 있을 것이고, 자연적인 자정작용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고 이후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엄청난 유지비만 생각해도 아찔하다. 이것이 식수로 쓰이게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겨울 한 기사를 읽었는데 청계천과 대운하에 관한 내용의 기사였다. 현재 청계천에 드나드는 관광객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이 물을 일정수준 유지하기 위한 예산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 기사였다. 규모와 그 파급효과가 청계천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이 문제는 앞으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현 정부가 부디 문제를 제대로 짚고 있을 것이라고 억지로라도 믿고 싶은 심정이다.

 

책을 읽다보니 힘들었던 점이 우선 이런 글에 너무 익숙지 않아 어떤 흐름으로 읽어야 하는지 잘 느낌이 오질 않았다. 특히나 독후감을 써야한다는 데서 오는 압박감도 여기에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비슷한 내용, 비슷한 결론을 자연계 전반으로 다양하게 다뤄보는 것은 좋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여 그 결론이 보이기 때문에 자칫 지루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때문에 솔직히 말해 이 책을 일기 시작한 것은 약 한 달 전 부터였으나 평소 책 읽기를 소홀히 하였기 때문인지 책을 읽으며 잠들기를 부지기수로 반복한 결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사실 책을 완전히 다 읽지는 못했다. 이 점이 가장 안타까운 점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스스로 위안을 삼자면, 어쩌면 평생 모르고 지나쳤을 책을 이번 기회를 통해 접해 본 것에 큰 의미가 있고 이 책을 통해 내가 평소 생각했던 곳에서 좀 더 나아가 전체적인 시각으로 이런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수업 외로 얻은 특별한 수확이었다. 최근에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서적인 위안에 책 읽는 것에 취미를 조금씩 붙이고 있는 찰나에 이런 책을 소개 받을 수 있어서 좋았고 책과 좀 더 친해지면 읽으려는 책의 영역을 좀 더 넓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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